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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기업들, 소액주주들은 떠난다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기업들의 소액주주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00년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은 10개 기업의 분쟁 전후 1년간 개인 소액주주 수를 분석한 결과 분쟁 종결 후 평균 26.7% 감소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에는 관련 기업 소액주주 수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 수는 2003년 상반기 1만7828명에서 같은 해 말 1만10921명으로 33.1%나 줄었다. 이재우 회장과 이부용 고문이 지분 쟁탈전을 벌인 대림통상의 소액주주 수는 2002년 말 1740명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인 2003년 상반기 말 1311명으로 24.7% 감소했다.행동주의 펀드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서도 소액주주 수 감소가 뚜렷했다.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KCGI는 2020년 한진칼 3대 주주인 반도건설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분쟁 전인 2019년 초 3만5926명이던 한진칼 소액주주는 2020년 말 5만5801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3자 연합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2021년 1분기 4만4847명으로 19.6% 감소했다.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행동으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SM엔터테인먼트의 소액주주 수는 2022년 3분기 말 5만2129명에서 분쟁이 일단락된 올해 2분기 말 3만8074명으로 26.4% 줄었다.현재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영풍그룹의 고려아연의 경우 소액주주 수가 작년 상반기 3만3783명에서 올해 4만6025명으로 37.7% 증가했다.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의 소액주주 수도 같은 기간 2만1345명에서 3만5863명으로 68.0% 늘었다.리더스인덱스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할 때 차익을 위해 몰려든 개인들이 분쟁이 끝날 조짐이 보이면 재빨리 발을 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5 06:58
산업

거센 반발 부딪힌 조원태, 아시아나 합병 중대 분수령 넘을 수 있을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중대 고비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시정 요구 안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안 표결이 30일 이사회에서 진행된다. 조원태 회장이 3년간 총력을 기울인 두 항공사의 합병을 위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부결될 경우 EU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과 산업은행 모두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조 회장은 합병 성사를 위해 '알짜'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내놓았고,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을 박으며 아시아나항공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국부 유출’까지 거론하며 화물사업 매각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은 지난 18일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만나 반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 노조도 화물사업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등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총 6명으로 구성됐다. 화물사업 매각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사내이사 2명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4명(박해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원장,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손에 운명이 달려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결합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명 참여자 수도 공개할 예정이다. 노조는 서명 문건을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2000년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이끈 박찬법·윤영두·김수천·한창수 전 대표도 합병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전달했다. 전임 대표들은 조종사의 반발로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힘들고, EU 경쟁당국의 요구대로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을 반납할 경우 ‘국부 유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도 30일 같은 날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을 의결하면, 대한항공도 이사회에서 ‘시정 조치안’을 확정해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EU의 합병 승인을 받으면 남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진칼의 우호 지분을 지닌 산업은행이 합병 불발로 등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58%를 갖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 보유 지분을 29.44%로 공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산업은행의 지분이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EU 경쟁당국의 태클로 ‘제2의 HD현대-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추진한 HD현대와 대우의 조선업 빅딜이 EU의 반대로 무산됐고, 한화그룹이 새로운 주인이 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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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압박 받고 있는 한진 조원태...대한항공의 미래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년간 사력을 다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성패가 곧 결정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오는 10월 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추석 연휴 직후 발표되는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6월 양사 합병과 관련해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무엇을 포기하든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며 “현재 양사 합병에 100% 올인하고 있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U는 대한항공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지난 8월 예정된 심사 종료 기한을 10월 초로 미룬 바 있다. 벌써 두 차례나 결과 발표를 연기하는 등 심사숙고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럽의 독점노선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슬롯 조정과 화물 노선 분배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EU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U의 심사 결과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기업결합과 관련해 승인이 필요한 14개국 중 11개국의 승낙을 받아낸 가운데 EU, 미국, 일본 경쟁 당국의 결정만 남겨놓고 있다. 남은 3개국 중 한 곳이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EU 경쟁당국의 요구가 지나칠 정도로 부담스러워 승인 불발의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과 미국의 시장 점유율이 특히나 높은데 두 곳에서 합병 승인에 난항을 겪고 있다.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의 노선은 점유율 60%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EU에서 화물 노선 분배와 관련해 독점적 점유율을 낮추는 방안의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이를 수용할 경우 대한항공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합병에 대한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화물노선의 경우 정말 알짜배기 영역이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부정적 기류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주도했던 산업은행도 ‘플랜B’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 불발에 대비한 다른 대비책을 세운다는 의미다. ‘플랜B’에서는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빅딜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EU 경쟁당국과 산업은행으로부터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진칼의 우호 지분을 지닌 산업은행이 빅딜 불발로 등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동참하면서 한진칼 지분 10.58%를 갖고 있다. 한진칼은 조원태와 특별관계자 보유 지분을 29.44%로 공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산업은행의 지분이 포함됐다. 만약 산업은행이 ‘B플랜’과 함께 한진칼 지분을 처분한다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5.78%에 불과하다. 조현민 한진 사장과 어머니 이명희의 지분은 각 5.73%다. 지난해 대한항공 일가와 경영권 싸움을 벌였던 반도그룹이 한진칼지분 16.88%를 처분하면서 분쟁이 종식된 바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어느 세력에 지분을 넘기느냐에 따라서 다시 불씨가 타오를 수 있다. 호반건설이 ‘단순한 투자 목적’으로 11.60%의 한진칼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의 우호지분이기 하지만 델타항공이 14.90%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약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을 불허한다면 ‘제2의 현대-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HD현대와 대우의 조선업 ‘빅딜’을 추진했지만 EU 당국의 태클로 무산됐고, 결국 플랜B로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진칼 지분 처분 계획을 포함해 무산 시 '플랜B'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25 07:00
산업

다시 불거진 재벌가 상속 분쟁을 현대차 오너가가 주목하는 이유는

LG그룹의 상속 분쟁 사태로 재벌가들의 집안싸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분 상속 과정에서 유언장이 있든 없든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일어난다. 지분은 곧 경영권과 재산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LG가의 상속 분쟁은 향후 현대차 오너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끈다. 현대차 오너가 지분 상속 관심 증가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가의 상속 분쟁은 과거 같은 내란을 겪었던 삼성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오너가까지 소환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정의선 회장이 경영 승계를 통해 총수가 됐지만 아직 지분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연말 기준으로 현대차 지분 2.62%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5.33%를 지닌 개인 최대주주다. 이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향방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은 증여보다는 지분 상속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차 오너가도 언젠가는 찾아올 ‘정 명예회장의 지분 배분 해법’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LG가에서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에 더욱 꼼꼼하게 접근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그룹에서도 LG그룹의 상속 분쟁을 눈여겨볼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분쟁 결과가 현대차 오너가의 상속 과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대차는 경영 승계는 이뤄졌지만 지배구조상 아직 지분이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등 모빌리티그룹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현대차의 지분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지분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이정화 여사는 고인이 됐지만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자식이 4명(1남3녀)이나 된다. 정의선 회장의 경영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구광모 회장의 상속처럼 지분을 일정 부분 몰아주는 시나리오가 가장 좋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의 딸들도 사업을 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의 누나인 첫째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 둘째 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현대차 지분이 극히 미미하다. 둘은 0.1%도 되지 않은 1445주를 보유하고 있다. 셋째 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은 현대차 지분이 전무하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외동아들 정의선 회장은 559만8478주를 갖고 있다. 유산 상속 시 법정 비율대로라면 자식 4명이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4등분으로 나누게 된다. 그러면 한 명당 1.33%씩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3.95%로 4%도 되지 않게 된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율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 지분 비율을 적절히 배분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19%, 현대제철 지분 11.81%도 갖고 있다. 지분을 4명에게 똑같이 나누는 것보다 계열사 지분을 적당히 배분한다면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지분을 높일 수 있는 해법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 작업이 여의치 않은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의 경우 딸들의 경영 참여가 거의 없었던 반면, 현대차 오너가는 여성들도 사업을 하는 등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상속 과정에서도 제 몫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벌가의 상속 분쟁, 잡음 최소화에 초점 과거 유언장을 통한 지분 상속은 많은 잡음을 불려 일으켰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이맹희 형제가 벌인 상속 분쟁이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규모도 컸다. 이병철 창업주의 재산 규모가 컸던 만큼 소송 금액이 4조원대에 달했다. 2012년 이맹희 전 CJ그룹 회장은 알려지지 않은 차명 주식을 동생인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가져갔다며 소를 제기했다. 동생인 이숙희 씨도 가세해 이건희 전 회장을 상대로 지분을 요구했다. 당시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을 지분을 이병철 창업주에게 그대로 물려받은 바 있다. 유언을 통해 이건희 전 회장이 몰아서 받았기에 상속 분쟁의 빌미가 된 셈이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맹희 전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를 포기했다. 재산을 두고 벌어진 형제간 법정 다툼은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당시 이맹희 전 회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도 명확한 유언을 남기지 않아 형제간 재산 분쟁이 벌어진 경우다.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1981년 갑작스럽게 타계했고, 김승연 회장이 20대의 젊은 나이에 경영을 승계했다. 김승연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은 김종희 창업주의 유산 40%의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992년 당시 김호연 전 회장은 김승연 회장이 본인과 의논하지 않고 임의로 상속재산을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3년 6개월 동안 31차례나 재판이 이어졌다. 둘은 1995년 할머니의 장례식 때 만나 재산 분할에 합의하고 소송도 모두 취하하면서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또 그해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화해했다. 한진그룹은 유언장대로 상속했음에도 형제간 다툼이 벌어졌다. 조충훈 창업주가 사망하면서 뒤늦게 유언장이 공개됐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등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2005년 정석기업의 주식 7만주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으로 인해 한진은 유언장까지 감식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법원은 원래 재산 분할에 합의한 대로 정석기업의 주식을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에게 증여하도록 강제조정 결정을 내리면서 소송은 막을 내렸다. 유언장이 있든 없든 상속 분쟁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언장 없이 법정 비율대로 상속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삼성그룹도 이건희 전 회장 사망 이후 법정 비율대로 상속이 이뤄지면서 잡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일선 소장은 “법정 비율대로 상속하는 것이 상속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재벌가의 재산 분할이라 형제, 남매간 의 상하지 않고 뒷말이 나오지 않는 게 중요한데, 최근 재벌가에서 이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17 07:00
연예일반

SM경영권 분쟁 변수에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

경영권 분쟁으로 치솟던 SM엔터테인먼트(SM)의 주가가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SM 인수전에 여러 ‘경우의 수’가 얽히면서 어느 회사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 SM 목표주가를 15만원까지 끌어올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목표가를 보류하는 곳도 있는 등 전망이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엇갈리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경영권의 향방이 하이브나 카카오 어느 한 쪽으로 기울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현재까지는 하이브가 SM 주식 14.8%를 취득하며 1대 주주에 올라섰지만, 실질적인 지배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식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연결재무제표 준칙도 기업의 지배-종속 기준을 정하는 기준을 ‘다른회사의 주식을 50% 초과하여 소유하는 경우와 30% 이상이면서 최대주주인 경우’로 하고 있다.때문에 하이브는 SM 주식을 내달 1일까지 1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고 SM 지분을 39.8%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이브 인수를 반대하는 SM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으로 대응했다. SM은 한국거래소에 21일 2만 5000주를, 22일 3만1194주를 매수하겠다고 신고하고 바로 다음날 신고한 주식을 모두 사들였다. 이에 23일 SM 종가는 전일 대비 5200원 오른 12만 6300원이 됐다. 24일 SM 종가는 12만 1000원으로, 만약 주가가 3월 1일까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상회한다면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하게 된다.SM의 주식 9.05%를 취득하기로 한 카카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권 침해를 이유로 카카오의 지분 취득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내달 6일까지 SM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지만 가처분 결과에 따라 주식 취득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SM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변수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 가처분 결과에 따라 희비 엇갈려카카오의 SM 주식 인수는 신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이뤄진다. 만약 법원이 카카오의 SM 지분 인수를 막으면 하이브는 ‘무혈입성’을 하게 된다. 법원 판단이 하이브의 공개매수 이전에 나올지, 이후에 나올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2대주주가 없는 상황이라 다음달 31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게 된다. 법원이 카카오의 손을 들어줄 경우 상황이 복잡해진다. 카카오가 유상증자로 지분취득에 성공하면 SM의 지분 9.05%를 갖게 된다. 기존에 주식을 취득한 하이브는 13.46%, 이수만 전 프로듀서는 3.32%로 바뀐다. 여전히 하이브는 1대 주주지만 카카오와 추가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문제는 ‘현금’이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자금으로 약 7000억원을 예상했는데, 이를 위해 절반에 가까운 3200억원을 계열사에서 빌려왔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참전으로 주가가 12만원에서 더 뛰게 되면 하이브는 현금을 더 끌어와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반면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싱가포르·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약 1조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SM을 인수할 ‘실탄’이 충분하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통과할까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변수 중 하나다. 하이브와 SM의 합병이 성공하면 K팝 시장에 지대한 영향를 미치는 ‘엔터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당초 하이브가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주식을 전부 인수하지 않고 14.8%만 인수한 이유도 공정위의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관측이 있다. 공정위는 자산이나 매출액이 3000억원이 넘는 회사가 자산이나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면 기업결합 사전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기업결합 심사는 특정 회사가 시장을 독과점하지 못하도록 공정위가 감시하기 위한 조치다. 두 기업이 합병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 이득이 더 큰지, 시장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큰지 따져보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 대형 기획사 두 곳의 결합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공정위는 일찌감치 국제기업결합과에 하이브와 SM의 결합심사 업무를 분장하며 대응에 나섰다. 아직 하이브의 경영권 장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곧바로 기업결합 사후심사에 착수하게 된다.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 K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결합이 판정될 경우, 공정위는 취득한 주식을 처분하거나 영업방식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내린다. 지난해 2월에도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며 향후 10년간 특정 노선의 운수권이나 공항 슬롯(이착륙 시간대)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도록 강제했다.◇ 소액주주는 누구 편?만약 카카오가 가처분 리스크를 해소하고 SM지분 9.05%를 얻게 되면 하이브와 카카오의 불편한 동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달 31일 주주총회 결과가 최후의 변수가 된다.우선 1대 주주인 하이브가 국민연금공단(8.96%)과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 중립 성향의 기관투자자를 설득해 편으로 끌어들인다고 해도 의결권 확보는 어렵다. SM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 비율이 70.53%였다. 결국 의결권을 가진 소액주주 설득에 성공한 쪽이 SM 경영권 확보에 유리해진다.이에 하이브는 지난 24일 SM소액주주를 상대로 정관 변경과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해달라는 공개 요청을 했다. SM 역시 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안건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27 10:05
연예일반

[왓IS] 긴박했던 9일 저녁..이수만-방시혁 막전막후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싸고 K팝 최대 거물들의 긴박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10일 오전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는 SM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이하 이수만)가 보유한 지분 14.8%(352만3420주)를 주당 12만원씩 약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아울러 하이브는 SM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설 예정이다.이는 전날 오후 5시 하이브가 SM 지분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당사는 SM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등 지분 인수와 관련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은 것이다. 하이브는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 향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바로 다음날 오전 이수만 지분을 인수해 SM 최대 주주가 됐다고 공표했다.하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브가 9일 공시 할 때만 해도, 이수만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하 방시혁)의 주식양수도계약(SPA)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후 이날 밤 양측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계약이 체결됐다.지난 7일 해외에서 귀국한 이수만은 8일 법률대리인 화우를 통해 SM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과 전환 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데 이어 불과 하루만에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는 계약까지 숨가쁘게 진행했다.앞서 지난 3일 SM 경영진은 미래전략 SM 3.0으로 이수만 퇴진을 공표했다. 이후 지난 7일 카카오와 손을 잡은 사실을 알렸다.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고 알린 것. 그렇지만 이수만과 하이브가 손을 잡으면서 단숨에 이를 제쳤다.당초 하이브는 이수만이 지분을 시장에 내놓은 2020년부터 SM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K팝 산업의 개척자인 SM과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하이브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수만이 후발 주자인 하이브에 지분을 매각할 뜻이 없었기에, 하이브는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수만은 CJ, 카카오 등과 지분 매각 협상을 해왔지만 여러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상황이 급변한 건, SM 경영진이 이수만 퇴진을 공표하면서다. SM 경영진은 지난해 초부터 SM 지분 약 1%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수만이 보유한 라이크기획과 SM 계약이 부적절하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고심 끝에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라이크기획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이수만은 SM 경영진이 얼라인에 끌려간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이후 지난 2월3일 이성수 탁영준 SM공동대표가 미래비전 SM 3.0을 알리면서 이수만 퇴진을 공표한 데 이어 카카오의 SM 지분 인수가 알려지자, 이수만은 급히 귀국해 일련의 일들을 진행했다.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방시혁이 이수만이 올 초 선포한 ‘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당시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그에게 지속가능한 K팝 영향력 활용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만이 먼저 방시혁에게 손을 내민 게 아니라, 방시혁이 먼저 이수만에게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SM 최대 주주였던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3.6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방시혁은 이번 계약에 이수만을 최대한 예우하고 있다. 하이브는 아예 방시혁이 평소 "하이브가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고 존경을 표명해왔다"고 공식입장에 적었다. 또한 하이브는 전날 얼라인이 공표한 "이번 합의 과정에서 (이수만이 보유한)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 간 계약 종료일부터 3년간 일몰조항에 따라 일부 수수료가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내용을, 지급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하이브가 이수만의 백기사로 나선다는 게 알려지자 지난 9일 얼라인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사실상 아무런 용역에 대한 의무 없이 기존 발매된 음반음원 수익에 대해 2092년까지 로열티 6%, 2025년말까지는 매니지먼트 수익에 대해서도 로열티 3%를 수취하도록 돼 있다”고 공표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얼라인은 이 약정이 그대로 이행되면 첫 3년간은 이수만이 400억원 이상, 향후 10년간은 500억원 이상을 로열티 명목으로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하이브는 "이수만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지급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또한 하이브는 이수만이 하이브가 이수만 보유 지분 인수가와 동일한 가격에 소액주주 지분을 공개매수하기도 한 것도 적극 찬성했다고 소개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이 누리게 될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한편 이수만과 하이브가 손을 잡으면서, 하이브는 K팝 라이벌로 급부상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견제할 수 있는 포석을 깔게 됐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인수한 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로부터 투자받은 1조 2000억원의 잔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직접 움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분 인수를 공표하면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삼사가 협력관계를 갖기로 했다고 밝힌 게 그 때문이라고 봤다.하이브로선 이번 이수만 SM 지분 인수로, 상장을 앞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과 손잡는 걸 견제할 수 있게 된 셈이다.다만 하이브와 이수만이 손을 잡은 데 대해 SM경영진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3월말로 예정된 SM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은 이날 새벽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SM은 특정 주주,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경 입장을 전했다. 또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주주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현 SM 이사회는 이사 4명의 임기가 모두 3월 끝이 난다. 이중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와 박준영 최고운영책임자 등 사내이사 3명이 이번 이수만 퇴진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사외이사인 지창훈 전 대한항공 사장은 이수만의 고등학교 동문이다. SM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창환 얼라인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3명의 신임 사외이사도 추가한다는 방침인 반면 이수만 측은 현 공동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가 이수만과 손을 잡은데 이어 소액주주 지분 공개매수까지 나섰기에, 이번 주주총회는 하이브와 이수만 대 SM 현 경영진 및 얼라인, 그리고 카카오의 대결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과연 SM을 둘러싼 머니게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시장과 팬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2.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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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IS] SM·카카오 vs 이수만에 하이브 가세…‘경영권 분쟁’ 심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대주주 퇴진을 둘러싼 SM 내홍에 카카오에 이어 하이브까지 가세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9일 오후 하이브는 SM 지분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당사는 SM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등 지분 인수와 관련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하이브가 SM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이수만 대주주(이하 이수만)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만일 하이브가 이수만이 보유한 약 19%에 달하는 지분 전량과 공개매수에 응한 소액주주 지분을 사들인다면 일약 SM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향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하이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7일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고 밝힌 데 이은 것이라 주목된다. 카카오는 이번 지분 확보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등 삼사가 상호 전략적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SM은 조달하는 자금을 이수만과 결별을 공표한 미래전략 SM 3.0 추진을 위해 쓰겠다고 알렸다. 자연스레 이수만 없는 SM 3.0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곧장 이수만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카카오 지분 확보를 위한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은 위법한 행위”라며 “이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통해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수만은 자신의 퇴진을 공표한 SM 경영진에 법적인 대응을 하는 것과 동시에 하이브와 접촉해 카카오의 움직임마저 봉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번 사태를 촉발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 대응도 만만치않다. 얼라인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SM에게 이미 계약이 종료된 라이크기획에 로열티를 더 이상 지급하지 말 것으로 요구한 사실을 알렸다. SM이 지난해 12월31일 라이크기획과 계약을 종료했지만 여전히 이수만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도록 약정돼 있다는 것. 얼라인은 앞서 이수만이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에게서 고액의 자문료를 챙겨온 것을 문제 삼았다. 얼라인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사실상 아무런 용역에 대한 의무 없이 기존 발매된 음반음원 수익에 대해 2092년까지 로열티 6%, 2025년말까지는 매니지먼트 수익에 대해서도 로열티 3%를 수취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약정이 그대로 이행되면 첫 3년간은 이 전 프로듀서가 400억원 이상, 향후 10년간은 500억원 이상을 로열티 명목으로 받을 것이란 추정이다.SM은 ‘로열티’와 관련된 이수만과의 계약 내용 자체는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SM은 이날 일간스포츠에 “얼라인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는 지난해 얼라인이 SM이사회의 장부 열람을 했을 당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며 “라이크기획 계약서에 별지로 첨부된 내용을 공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M을 둘러싸고 하이브와 이수만,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 및 얼라인의 대결 구도가 굳어지면, 3월말 SM 주주총회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SM 이사회는 이사 4명의 임기가 모두 3월 끝이 난다. 이중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와 박준영 최고운영책임자 등 사내이사 3명이 이번 이수만 퇴진과 관련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사외이사인 지창훈 전 대한항공 사장은 이수만의 고등학교 동문이다. SM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창환 얼라인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3명의 신임 사외이사도 추가한다는 방침인 반면 이수만 측은 현 공동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양측의 총력 대결이 예상된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2.09 18:05
금융·보험·재테크

한진도 셀트리온에 이어 자사주 매입 효과 3% 상승

한진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효과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진은 8일 2만2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대비 3.20%(700원) 오른 금액이다.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7일 보통주 4572주를 매입했다는 공시가 난 다음날 주가 상승이 일어났다. 조현민 사장의 취득금액은 1억원이고, 이에 따라 조 사장의 한진 지분율은 0.03%에서 0.06%로 늘었다. 한진은 한진칼이 최대 주주로 지분 24.16%를 보유하고 있고 정석인하학원이 3.18%,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0.03%,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0.03%를 보유하고 있다.한진은 조 사장이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 경영 강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한진그룹 총수 일가 3세인 조 사장은 2018년 갑질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된 뒤 2021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년 만인 지난해 초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조 사장은 지난해 6월 경영복귀 이후 처음으로 한진 창립 80주년(2025년)을 앞둔 기자간담회에 나서며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비쳤다.일각에서는 매년 3월 열리는 한진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올해 자사주 매입의 ‘반짝 효과’는 셀트리온그룹에서도 나타났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총 30만9406주를 약 500억원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43만7000주를 약 25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자사주 매입으로 1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 5.07%, 5.42% 상승한 16만9800원, 6만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셀트리온그룹은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보존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해외에서는 메타가 4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자 당일 주가가 23% 폭등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08 18:37
산업

최태원, 노소영에 665억원 재산분할 지급...SK지분 지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역대 최대 재산분할금 지급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오너가의 상속 및 증여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 판례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최태원 회장은 SK 지분을 지켰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서로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혼한다.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판결 확정 후에도 재산분할금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지 않으면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연이자로 지급하도록 했다. 항소 없이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실제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1억1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의 최대 관심은 최대 재산분할 액수와 지분 인정 여부였다. 먼저 재벌가의 이혼 소송 중 역대 최대금액은 경신했다. 법원은 재산분할 665억원 지급을 판결했다. 이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부인이 지분(1.76%)으로 받은 300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141억원 지급액도 상회했다. 지난달 이혼 판결을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3억3000만원을 배우자에게 지급하라는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도 2009년 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임세령 부회장은 자녀의 양육권과 5000억원의 재산분할을 요구했지만 양측이 합의 이혼에 이르면서 정확한 합의금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 관장은 요구했던 SK 지분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665억원의 재산분할은 SK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당초 노 관장은 맞소송하면서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 주식의 17.5%(1297만주) 가운데 42.29%(650만주)를 요구한 바 있다. 노 관장의 요구대로라면 1조3000억원대의 소송전이었다. 길기범 변호사는 “판결 내용과 재산분할 액수를 보면 재벌가들의 기존 판례대로 상속 및 증여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5년 간 끌었던 소송이지만 의외로 판결은 심플하게 나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점을 고려해 증여·상속받은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법원은 고 최종현 전 회장에게 증여·상속받은 SK 계열사 지분이 현재 SK 주식의 기원이라는 주장을 펼친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최태원 회장이 승소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판결이다. 판결문이 정확히 나와봐야 하겠지만 다양한 재산분할 시나리오 중에 SK 지분 인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34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자인하면서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노 관장 측에서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기범 변호사는 “아직 국내에서는 ‘불륜’ 등의 귀책사유가 있더라도 위자료 지급액이 외국에 비해 크지 않다. 기존 자료들을 뒤엎을 새로운 자료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1심과 판결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7 06:45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잡자"…현대차 '동맹' 확대 총력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티리 사업을 함께 할 '동맹' 찾기에 분주하다.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협약(MOU) 업체를 늘리고 있다. 미래차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든든한 우군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ICT 기업과 잇따라 MOU…KT와는 '혈맹'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플랫폼 기업과 2건의 굵직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19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및 상용화를, 웨이브와 차량용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제휴를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실증 및 사업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를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웨이브와는 OTT 서비스 탑재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플랫폼 서비스 운영과 유지·보수, OTT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콘텐츠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기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KT와 7500억원의 지분교환을 하기로 하면서 단순한 MOU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 지분 1.04%(4456억원가량)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3003억원가량)를 KT 지분 7.7%(7500억원 안팎)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지분 교환은 가장 강력한 단계의 협력관계 구축으로 '혈맹'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양사는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빅데이터 등 ICT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 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래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보안 통신 모듈 분야 기술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사프란과는 UAM 협업 현대차그룹은 도심항공모빌리(UAM) 개발과 관련해서도 동맹을 늘리고 있다. UAM은 도심에서 수직 이착륙 등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다. ‘하늘을 나는 차’로도 표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선진항공모빌리티(A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AAM은 UAM에서 한발 나아가 RAM(지역항공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단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건설, KT,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등과 짝을 이뤄 정부의 한국형 UAM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지난 7월에는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UAM 공동 연구 등을 위한 MOU도 맺었다. 롤스로이스는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 중 하나다. 두 회사는 2025년까지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등을 공동 연구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도 MOU에 포함된다. 두 업체 간 MOU는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확정됐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슈퍼널 전시관을 찾은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를 직접 맞았다. 두 사람은 현대차그룹이 새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목업(mock-up·모형)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UAM의 동력원은 현재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중에서도 수소연료전지 활용법을 연구 중이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현대차그룹은 에어쇼에서 프랑스 항공 엔진 기업인 사프란과의 업무 협약식도 했다. 사프란은 항공기 엔진 및 로켓 엔진 등 다양한 항공 우주 관련 장비를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미쉐린과 '맞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타이어도 미쉐린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최근 MOU도 체결했다. 이번 MOU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차세대 타이어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된다. 지난 5년간(2017년 11월~올해 6월)의 1차 협업에 이어 향후 3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전기차 전용 차세대 타이어와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타이어를 공동 개발하고, 자율주행 고도화에 필요한 실시간 타이어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미쉐린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양사의 자동차 및 타이어 기술 역량을 극대화하고, 차량 주행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자동차뿐만 아니라 통신, 항공, 인프라, 콘텐츠, 타이어 등의 기업들과 협업을 하는 이유는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앞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시장 규모는 2020년 64억 달러(약 9조1970억원)에서 2035년 1조204억 달러(약 1466조31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택시, 물류, 차량 공유 등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은 2030년 3조2000억 달러(약 459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래차는 기존 완성차 시장과는 구조가 다르다. 자동차 기계 기술 중심에서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통신 등 다른 산업이 진입하면서 개방형 구조가 되고 있다. 특히 전장·SW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ICT 역량 확보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여기에 고객 편의를 위한 디지털화가 미래차 시장의 강력한 구매 요소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회사는 이제 차만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닌 관리부터 폐차까지 모든 과정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모빌리티 쪽에 강점을 가진 기업과 MOU를 맺거나 인수합병에 나서게 되는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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